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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서 필경재 평일 점심 국화정식 후기

엄마 생신 일정으로 수서 필경재에 다녀왔다.  주중에는 일을 해야 하고, 또 많은 기간 해외에 있고 하다보니 엄마 생신 날짜에 딱 맞추어서 식사를 한 적이 그동안 거의 없었다. 이번에 나 뿐 아니라 남편, 동생, 아빠까지 모두 평일에 시간 내고 맞추어서 엄마 생일 당일에 결혼하고 처음으로 한 것 같다. 

 

 

수서 필경재는 사실 한번은 가봐야지 하고 생각만 하고 있었다. 주말에는 필경재에 단체 손님도 있고 아무래도 사람이 많아서 예약을 오래전에 해야 한다는 말이 있어 막연히 미루고 있었는데, 평일 점심은 어렵지 않게 예약할 수 있었다

12시 예약이었다. 조금 더 일찍 도착할 수 있었는데 네비게이션을 켜고 가다가 식당 입구를 지나쳐 버려서 한바퀴 다시 돌아서 도착했다. 필경재하고 수서동 성당 건물이 바로 옆에 붙어 있는데, 큰 길에서 볼때 성당 주차장이 더 넓고 눈에 잘 띈다. 수서동 성당 지나기 바로 전에 필경재 입구가 좁게 있다. 

 

필경재  정문 앞에 좁게 있는 주차 지역이라 발렛 주차는 기본이고, 5천원을 나중에 음식 값 계산할때 같이 내면 된다. 

예약자 이름 확인하고 예약된 방으로 안내 받았다. 봄비가 조금씩 오던 날이었는데 멋진 한옥과 정원, 그리고 봄비까지 참 운치 있는 날이었다. 아무래도 평일이어서 그랬던지 손님도 많이 없고, 우리 옆 방에만 일행이 있는 것 같았다. 방문 너머로 외국인들 목소리도 들렸다. 

 

5명만 오붓이 즐길 수 있는 독립적인 공간이었다. 곳곳에 있는 인테리어 소품들, 테이블 세팅 등이 인상적이었다. 벽 한 면에 순종의 친서가 걸려 있기도 했다.  

정식 종류에는 가격 순으로 미정식, 죽정식, 국화정식, 매화정식, 수라정식이 있다. 이 중 미정식은 주말에는 주문할 수 없다고 한다. 우리는 국화 정식으로 주문했다. 

 

서빙해 주실 때 어떤 음식인지 간단하게 설명해 주시기도 하고, 그냥 가져다 주기도 하셨다. 중간 중간 앞접시도 바꿔주고, 신선로와 같은 음식은 앞접시에 나누어 담아준다. 

보쌈김치와 인원 수에 맞게 각종 전류가 나오고, 문어 숙회, 탕평채, 잡채, 신선로, 한우 육회, 새우 요리, 자연송이 볶음, 보리굴비, 그리고 마지막으로 밥과 굴비, 그리고 후식 오미자 차가 나왔다. 

 

음식 하나 하나 정말 맛있었다. 그 중 인상 깊었던 음식은 평소 먹기 힘든 궁중신선로 였던 것 같다. 궁중 신선로는 직접 해먹을 수도, 밖에서 사먹기도 힘든 음식 중 하나일 것이다. 그리고 송이버섯 볶음 요리가 나왔는데, 큰 송이 버섯이 기름에 살짝 볶아져 나온 음식이었는데 송이의 향이 굉장히 강하고 좋아서 굉장히 맛있게 먹었다. 마지막 요리로 나온 보리굴비는 서울식이라고 해야할까 짜지 않고 삼삼한 맛의 깔끔한 보리굴비도 맛있었다. 

 

 

그리고 한가지 좋았던 점은, 각 요리마다 음식을 덜어 먹을 수 있는 공용 젓가락이 별도로 나온다는 점이었다. 개인 앞접시로 음식을 옮길때 공용 젓가락을 사용할 수 있어서 매우 좋았다. 우리나라에서도 공용 젓가락, 수저를 사용하는 문화가 지금보다 조금 더 자리 잡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일인인지라… 

요리 가장 마지막에는 밥과 국이 나이고, 후식 차와 과일로 마무리 하였다. 마지막에 나온 오미자차는 정말 정말 맛있었다. 마지막 입가심으로 완벽했던 후식이었다. 

필경재를 실제로 방문하기 전에  비싸고 가성비가 좋지 않다는 후기들을 종종 볼 수 있었는데, 실제로 먹어보고 나니 개인적으로는 공감하기 힘든 후기로 느껴졌다.

 

 

국화 정식만 해도 모든 코스 요리가 다 나니 양이 굉장히 많았다. 국화 정식보다 더 많은 요리가 나오는 정식 종류는 다 먹을 수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종류도 많고 양도 충분했다.  필경재 한정식은 큰 한상 차림 한정식이 아니라  코스요리, 파인다이닝 한정식으로 보면 될 것 같다. 

 

결론적으로 너무 맛있었고, 정말 운치 있는 곳이다. 꽃이 피는 4월에 방문해서 더 예뻤는지도 모르겠다. 주말에는 또 어떤 분위기일지 모르겠으나 평일의 필경재는 조용하고 여유로웠다. 

 

 

모든 코스가 다 나오고 식사 마치는데 까지 2 시간 정도 걸렸는데, 식사 마치고 필경재 안쪽으로 더 들어가니 배경이 멋진 공간들이 있어서 가족들하고 사진도 찍고 구경도 하고 왔다. 돌잔치, 칠순 잔치 등도 독채를 빌려서 한다고 하는데 그렇게 소규모 가족 모임 하기에도 너무 좋을 것 같다. 

비가 잔잔히 오는날이라 더 운치 있고 좋았던 수서 필경재 였다. 시간이 된다면 평일 점심 시간이 여유로워서 참 좋은 것 같다. 밝으니 사진도 예쁘게 나오고…가족들 다 모여 맛있는 음식 먹으며 엄마 생일 축하할 수 있었던 참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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